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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형 진료부원장 / 아주대학교 요양병원 [vol.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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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양병원 의료정책 수립에 기여하는
신개념의 모델을 제시하다!

 

아주대학교 요양병원은 지하 5층부터 지상 8층까지 체계적인 설계와 환자 중심 친환경 디자인으로 눈길을 끈다. 특히 6층 높이의 중정을 만들어 환자들이 건물 내에서도 자연환경을 같이 체험할 수 있도록 한 것은 그동안 요양병원에서 볼 수 없던 획기적인 디자인이다. 이는 전적으로 아주대학교 요양병원의 설립 초기 추진단부터 활약했던 김주형 진료부원장의 헌신에서 비롯된 결과로, 그는 특유의 강단과 소신 있는 에너지로 아주대학교 요양병원을 ‘수원형 커뮤니티 케어 모델’로 삼기 위해 다방면으로 활약하고 있다.

 

 

아주대학교 요양병원을 설립하게 된 취지와 목적이 궁금합니다.

 

아주대학교 병원은 환자 중증도가 50%를 넘는 경기 남부의 대표적인 3차 의료기관으로, 많은 암환자, 외상환자, 뇌혈관질환자 등 중증 환자들이 치료받고 있습니다. 급성기 치료를 마친 많은 중증 환자들은 육체적 회복이 덜 된 상태이기 때문에 정상적인 일상으로 복귀하기 위해서는 전문 재활치료가 필요하나, 대학병원 특성상 급성기 치료 후 적절하고 효과적인 재활치료를 위해 환자가 원하는 대로 입원이 불가능합니다. 아주대학교 요양병원은 이러한 재활환자를 위한 맞춤형 전문 재활을 제공하며, 집중적이고 효과적인 전문 재활치료를 시행하여 빠른 시일 내에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설립하였습니다.

 

최근 의료정책의 화두는 ‘커뮤니티 케어’입니다. ‘커뮤니티 케어’란 급성기 치료를 마친 환자들이 효과적인 회복기 치료와 적절한 유지기 치료 후, 빠른 시간 내에 지역 요양시설이나 집으로 복귀하여 일상적인 삶을 유지하도록 돕는 시스템입니다. 아주대학교 요양병원은 만성기 병원에서 치료할 수 없는 아급성기 환자들과 커뮤니티 케어센터 안에서 동네의 요양병원으로 가는 중간단계의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더불어 지역사회와 협조하여 ‘수원형 커뮤니티 케어 모델’ 구축에 중심 역할을 하기 위해 애쓰고 있습니다.

 

 

요양병원 개원과 관련하여 여러 의견이 오갔을 것이라 예상됩니다. 개원을 준비하면서 어려웠던 점은 무엇인가요.

 

처음 요양병원 설립을 계획하였을 때와 비교하면, 국가 보건정책에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그중 하나가 요양병원의 중요한 역할 중 하나인 ‘전문 재활치료’ 부분입니다. 정책 입안자 관점에서는 요양병원이 제 역할을 충분히 하지 못한다고 판단하여, 이 기능을 분리해 요양병원보다 좀 더 높은 수가를 주고 재활치료의 질을 높이겠다는 목적으로 ‘회복기 재활 지정기관 시범사업’을 시행하게 되었습니다. 회복기 재활 의료기관이 되는 첫 번째 조건은 급성기 병원입니다. 요양병원은 안 됩니다. 그만큼 요양병원으로서는 재활치료에 대한 수요가 줄게 되고, 수가 면에서도 상대적으로 손해를 볼 수밖에 없습니다. 아주대학교 요양병원은 ‘회복기 재활 의료기관’에서도 재활치료 이상의 전문 재활치료를 제공할 수 있는 최고의 시설과 전문적인 인력을 갖추고 개원을 앞두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초기 설립 취지인 아주대학교 병원과의 연계와 현행 의료전달체계 하에 환자분들께 가장 효과적인 의료 서비스 제공을 목적으로 여러 차례 검토 후, 현재의 요양병원 체계를 유지하기로 했습니다.

 

저희도 재활을 전문적으로 많이 함에도 정부에서 차별화를 두기 때문에 어려움이 많습니다. 그래서 현재 저는 보바스 기념병원과 행복 요양병원 원장님들과 연구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그중에서 ‘과연 요양병원의 재활이 회복기 재활 의료기관보다 못하는가?’, ‘그러면 환자를 대상으로 평가해보자’는 것으로, 실제 준비 중입니다.

 

국내 의료계에서 아주대학교 병원이 차지하는 부분이 큰 만큼, 아주대학교 요양병원에 대한 관심도 큽니다. 여기에는 기대감과 우려감이 공존하리라 생각합니다. 대학병원과 연계된 요양병원이기에 주변 요양병원의 입장에서는 경쟁에 따른 우려가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반대로 아주대학교 요양병원이라면 양질의 의료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요양병원의 어려운 점들을 체계적으로 분석하여 요양병원의 새로운 의료정책 수립 및 국내 요양병원 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도 하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요양병원도 좀 그레이드로 나눠서(지금 대학병원도 3차 의료기관으로 나누는 것처럼) 기준을 세운 후 수가를 주고 그만큼의 퀄리티를 유지하게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정책적인 변화가 필요합니다.

 

 

아주대학교 요양병원은 수준 높은 진료와 치료를 선보이고 있습니다. 그중에서 특화된 진료 시스템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가장 중요한 것은 일반적인 요양병원보다 좀 더 중증 환자들을 많이 보기 때문에 그 환자들을 어떻게 케어할 것인지 고민하는 부분입니다. 병동 한 층에 거의 100명의 환자가 들어갈 수 있도록 설계되었는데, 7층 같은 경우 아예 병동을 분리하고 그중 한 군데는 VIP 병동이자 1인실 병동으로 사용하게 했습니다. 특히 요양병원은 수가 자체가 중환자실을 인정해 주지 않지만, 아주대학교 요양병원은 이 환자들을 한꺼번에 집중적으로 케어할 수 있도록 집중 관찰실 50 베드를 만들어놨습니다. 이 병동에는 중환자실처럼 일반적인 모니터가 달려있고 간호사실에서 한꺼번에 집중적으로 우리가 관찰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해 놓았습니다.

 

또한 두 번째는 모든 환자가 집중적으로 치료받을 수 있는 재활치료실을 만든 점입니다. 재활치료실은 일반적인 회복기 재활 병원보다도 훨씬 좋은 시설을 유지하고 있고, 두 개 층이 전부 재활치료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세 번째는 우리나라에 몇 대 없는 로봇 치료실과 동작 분석기(6개의 카메라가 환자의 동작을 센서로 감지하고, 바닥과 몸에 센서를 부착시키는 것)를 설치한 점입니다. 요양병원에서 비싼 장비들을 선제적으로 투자해서 들여놓은 것은 굉장히 드문 일입니다. 이와 함께 수중 치료실도 마련해 놓았습니다. 수중 치료실의 경우 사실 수가가 워낙 낮아서 수입이 발생하지 않습니다. 그만큼 아주대학교 요양병원은 재활치료를 크게 선도적으로 나아가기 위해 이런 시설들을 갖춰놓았습니다.

 

 

아주대학교 요양병원은 지하 5층부터 지상 8층까지 각각 층별로 디자인에 상당한 변화를 주었는데요. 그중에서 자연 친화적인 설계가 가장 잘 녹아든 공간들을 소개 부탁드립니다.

 

우선 옥상정원이 정말 잘되어 있고, 중정의 경우 환기나 채광에 상당한 공을 들였습니다. 지상 8층은 강당과 환자 치유를 위한 여러 치료실과 강당이 있고, 야외 정원이 멋지게 조성되었습니다. 또한 돔구장이 있는데 여름에 더울 때 스크린을 치면 햇빛이 덜 들어오게 됩니다. 특히 스크린을 완전히 치지 않는 이유는 비 오는 것과 눈 내리는 모습을 환자들이 볼 수 있도록 하기 위함입니다. 건물 내부의 양측에는 6층 높이의 중정을 만들어 햇빛, 바람, 눈과 비, 외부 공기 등을 환자들이 건물 내에서도 같이 체험할 수 있도록 한 것은 매우 자랑하고 싶은 부분입니다. 층마다 중정을 중심으로 환자 스스로 운동과 재활 치료를 할 수 있도록 연출한 것은 재활의 생활화에 중점을 둔 효율적인 방법입니다. 그만큼 모든 공간은 환자의 안전과 편의를 중심으로 설계되었고 꾸며졌습니다.

 

처음 개원에서 5개 병동 중에 3개의 병동이 오픈되었고, 이후 1개의 병동을 더 오픈했습니다. 그러면서 층마다 환자의 특성에 맞게 분류했습니다. 특히 거동이 불편하지 않은 암환자들 경우 활동하기에 문제가 없어 조금 편하게 걸을 수 있도록 7층에 병동을 마련했습니다. 우리 병원은 입원기준이 일반 요양병원과는 조금 다릅니다. 전문 재활을 하는 환자는 3개월, 일반 환자는 1개월만 입원시키고 가능하면 집으로 돌려보내거나, 동네의 요양병원으로 가게 하는 시스템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환자 중심 설계에 있어 아주대학교 요양병원에서 고려한 설계 방향과 디자인에 대해 설명 부탁드립니다.

 

우리 병원을 디자인할 때 제일 먼저 고려했던 부분은 감염관리였습니다. 요양병원의 경우, 워낙 감염에 취약하다는 의견들이 많아서 우선이 감염관리였고, 두 번째는 채광과 환기에 대한 부분들, 그리고 세 번째는 환자들의 동선 관리였습니다. 동선 관리의 경우 대부분 요양병원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이 재활이기 때문에 환자들의 움직임 자체가 바로 재활이 될 수 있도록 시스템을 만들었습니다. 이에 모든 동선을 다 라운드로 돌면서 움직이게 했고, 그만큼 운동할 수 있어 환자들에게 큰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다음으로는 환자와 다른 외적인 부분들을 분리할 수 있도록 진행했습니다. 특히 대부분의 요양병원은 같은 엘리베이터를 쓰더라도 오염, 비오염이 있으면 보통 시간대를 정해서 따로 움직일 수 있게 합니다. 하지만 우리 병원 같은 경우 애초에 이 엘리베이터는 오염 엘리베이터, 다른 엘리베이터는 비오염 엘리베이터로 규정해 놓았습니다.

 

의료법 개정 이후 베드와 베드 간격 자체가 종합병원은 1.5m, 요양병원은 1m로 정해졌습니다. 그런데 우리 병원 같은 경우는 1.5m 맞춰서 설계하여, 급성기 병원보다도 훨씬 쾌적하고 넓게 구성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사실 복도나 병동 시설도 어느 병원에서 다 신경 쓰고 있는 부분이지만, 방점을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달라진다고 볼 수 있습니다. 공간 자체에 병실의 환자 수를 늘리는 데 목적을 두느냐 아니면 환자의 편의를 위한 서비스 공간으로 가느냐에 달려있습니다. 당연히 서비스 공간이 줄어야 병실이 늘어나는 것이죠. 우리 병원의 경우 환자중심에 방점을 두고 모든 부분에 공을 들였다고 자부합니다.

 

 

마지막으로 아주대학교 요양병원의 목표와 비전에 대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아주대학교 요양병원의 설립 취지는 새로운 요양병원의 모델을 만들자는 것이었습니다. 현재 복지부나 여러 국민들에게 요양병원에 대한 인식들이 너무 안 좋습니다. 물론 격차가 많고 문제가 있는 요양병원이 있다는 것도 인정합니다. 하지만 우리 병원을 보시고 ‘아! 이런 병원도 있구나’ 생각해 주셨으면 합니다. 아주대학교 요양병원이 앞으로 모델이 되어서 새로운 요양병원의 체계, 노인 인구가 늘어나는 이 시점에서 분명히 노인들이 가야 할 만한 병원을 직접 제시할 것입니다.

 

 

인터뷰이. 김주형 진료부원장 (아주대학교 요양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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