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김진호 대표원장 / 예손병원 [vol.11]

본문

정형외과 전 분야별 협진 시스템으로,
대학병원 이상의 전문병원 확립할 것!

 

예손병원 김진호 대표원장은 전국에서 유일하게 정형외과와 신경외과 의사가 당직을 서는 시스템을 도입했다. 또한 절단 응급환자가 오면 수부외과 세부 전문의가 새벽이라도 수술을 진행할 수 있도록 체계화시켰다. 이는 오로지 환자를 위해서 한 결정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계속 나아갈 수밖에 없다고 말하는 김진호 대표원장. 그는 전문병원의 발전을 위해 그 끝이 다다를 때까지 정진(精進)에 전진을 거듭할 계획이라고 다짐을 밝힌다.

 

김진호 대표원장 (예손병원)

 

예손병원은 관절·수지접합 전문병원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병원의 설립 배경과 목적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주말에 골절되거나 손가락이 잘리는 사고가 발생했을 때 다급하게 병원을 찾지만 대학병원은 병실과 수술실이 부족하면 곧바로 수술해주지 않습니다. 의사도 주말 당직 인턴이나 레지던트가 응급환자를 받는 경우가 많고, 그러다 보니 월요일에 본격적인 치료가 시작됩니다. 그만큼 다른 진료과 의사들 사이에 소통이 제대로 되지 않아 환자의 치료 시간이 늦어지는 경우가 다반사입니다. 그러나 손가락 절단이나 골절은 시간을 지체할수록 모세혈관에 영양분과 산소를 공급하지 못해 외상 부위 조직이 괴사하거나 손상이 커질 위험이 높습니다.

 

저는 이 같은 상황을 지켜보면서 ‘환자가 오면 언제든 수술 받을 수 있는 병원’을 만들고자 개원하게 됐습니다. 2005년도에 수부를 보는 선배와 함께 제일 처음 시작한 것이 예손정형외과였습니다. 대학에 의지하기보다 전문병원을 만드는 게 현명한 방법이겠다 싶어서 두 명이서 시작했고, 지금은 수부전문의가 6명이어서 당직을 서더라도 돌아가면서 진료를 볼 수 있습니다. 이후 지역민들의 수준 높은 정형외과 질환을 위해 여러 분야로 확대해나갔습니다.

 

 

예손병원은 정형외과 전 분야를 세분화해 운영하는 만큼 시스템 및 진료, 수술법 등이 특화되어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이에 대한 자세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제가 대학에서 수부와 족부를 같이 전공했었습니다. 당시는 그렇게 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일이었으니까요. 저는 수부에 더 관심을 가졌던 터라 족부 환자들까지 진료를 보기가 힘들었습니다. ‘손 환자는 수술을 어떻게 하면 잘 할까’ 공부하고 생각하게 되는데, 족부까지 생각하기에 너무 버거웠습니다. 자기 분야는 하나를 집중하면 점점 더 발전하는데, 여러 분야를 같이 해서는 도저히 제대로 된 전문병원을 만들 수 없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세분화한 것입니다. 현재 우리 병원은 수부뿐만 아니라 족부, 무릎, 어깨, 고관절도 독립적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시스템을 세분화해야겠다 싶어 정형외과 인원을 늘리게 됐습니다.

 

정형외과 인원을 늘린 것은 또 다른 배경이 있습니다. 전국에서 유일하게 우리 병원은 정형외과와 신경외과가 당직을 섭니다. 쉽게 말해 24시간 전문의가 상주하는 것이죠. 왜냐하면 밤에 외상환자들이 대학병원에서 전원 조치되어 올 때 적절한 처치를 받지 못하면 앞서 언급한 괴사와 손상이 일어날 위험이 큽니다. 그래서 예손병원의 정형외과 전문의들은 매일 밤 돌아가며 병원에서 당직근무를 합니다. 진료 시간은 오후 6시까지이고, 공휴일을 포함한 매일 23시까지 응급환자를 진료합니다. 그러나 23시 이후에 절단 응급환자가 오면 수부외과 세부 전문의가 새벽이라도 수술을 진행합니다. 수지접합술은 손가락 하나당 2시간 정도 걸리고 다발성의 경우 더 오래 걸리지만, 수지접합술을 제대로 할 수 있는 의료기관이 되자’는 사명감을 가지고 임하고 있습니다.

 

 

‘근골격계 질환의 기준이 되는 병원’이라는 미션을 갖고 있는데요. 분야별 협진 시스템의 토탈케어가 주는 강점은 무엇인가요?

 

우리 병원은 진료과목을 세분화 했습니다. 이는 환자들이 척추가 아파서 병원에 오는 경우 노화로 인해 무릎이나 어깨가 함께 아픈 경우가 많습니다. 또 손이 저린 환자들은 목, 어깨, 손목에도 함께 문제가 있을 수 있으며, 다리가 저리는 환자들은 척추뿐만 아니라 고관절이나 무릎에도 문제가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렇듯 세부 질환에만 초점을 두고 진료하기에는 원인과 증상이 복합적으로 나타날 수 있어 분야별 전문의들이 협진을 통해 진료를 실현하며 정확한 원인을 진단합니다.

 

그러면 의료진은 각자의 전문 분야에 보다 충실할 수 있습니다. 협진한 환자의 데이터는 매일 아침 센터별 의료진들이 750컨퍼런스(AM7:50)를 통해 분석하고 치료 여부를 결정합니다. 그래서 우리 병원에 오시는 환자들은 한 번에 네 명의 의사를 만나고 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를 위해서 외래 역시 환자가 한 번에 다 진료를 보고 갈 수 있도록 동선을 계획했습니다. 가운데 공간은 모든 정형외과가 같이 사용하는 엑스레이실과 상담실을 두고 척추, 관절, 수부, 족부가 돌아가면서 진료를 볼 수 있도록 했습니다.

 

 

의료전달체계나 전문병원 발전에 있어 정책적인 변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어떤 생각을 가지고 계시는지 개인적인 견해를 부탁드립니다.

 

기본은 의료전달체계입니다. 특히 공급자의 측면, 정부의 측면, 그다음에 수요자의 측면 3가지 다 맞물리는 것이 의료전달체계입니다. 그러면 국민들 즉 소비자도 바뀌어야 하는 것이죠. 우리는 손가락을 칼에 베어도 119에 연락해서 응급실에 갑니다. 그렇게 해서 도착한 곳은 권역외상센터인데 보통 다발성 골절일 경우 가는 것이죠. 그런데 피를 흘린다고 권역외상센터까지 갈 필요가 있을까요? 더욱 큰 문제는 아무도 제지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사실 이 부분은 국민적 동의가 있어야 합니다. 이에 사용자 혹은 수요자로서의 의료전달체계가 제대로 확립되어야 할 것입니다.

 

전문병원은 바로 이러한 틈을 메워줄 수 있습니다. 쉽게 말해 의료전달체계는 1차, 2차, 3차 의료기관으로 나눠집니다. 1차는 분류와 만성질환자 관리를 담당하고 이곳에서 전문의들이 각자 영역을 맡는 의원이나 병원이 2차를 담당해야합니다. 또한 생명에 관련된 중증환자들이 3차 종합병원 혹은 대학병원으로 가야 한다는 점을 국민들도 인식했으면 합니다. 아직까지 국민들에게는 대학병원이 더 잘한다는 인식이 강하게 박혀있습니다. 하지만 전문병원이 신뢰를 얻으면 정부 입장에서는 낮은 가산율에, 국민들 입장에서도 그만큼의 퀄리티가 보장되기에 제대로 된 의료전달체계를 확립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전문병원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그러나 전문병원 지정 이후 내실 있게 운영하기 위한 보상 확대 방안은 부족한 실정입니다. 따라서 전문병원 기관 수는 충분한지, 지역 간 접근성 불균형은 없는지에 대한 고민과 끊임없는 지원, 전문 분야 중복 지정 방식 다양화 등의 해결책이 필요합니다.

 

우리 병원 1층의 경우, 3층까지 뚫어 개방감과 위압감을 동시에 주고 있습니다. 사실 ‘여기는 함부로 들어오기 어려운 병원’이라는 인식을 주고 싶었습니다. 왜냐하면 ‘대학만큼 합니다. 대학보다 낫습니다’를 보여주려고 한 것입니다. 예손병원은 그저 친절한 병원이 아닌 ‘믿을 수 있는 병원’이 되고자 합니다.

 

 

관절·수지접합 전문병원의 설계 및 디자인은 다른 분야의 병원과는 또 다를 것 같습니다.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어디인지 궁금합니다.

 

우리 병원의 복도는 폭이 3m나 될 정도로 매우 넓습니다. 복도를 넓게 한 이유는 정형외과 환자들 대부분 누워 있어서 많이 움직이고 돌아다닐 수 있도록 계획한 것입니다. 또한 병실의 경우 각 병실 간의 흡배기 분리 시스템과 간호·간병통합서비스로 감염으로부터 안전한 입원 환경을 조성했습니다. 정형외과 병원 특성상 수술을 진행해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최첨단 의료장비로 수술을 잘 끝냈다 하더라도 감염이 발생한다면 아무 소용없습니다. 따라서 감염 예방을 위해 치료공간에도 중점을 뒀습니다. 수술실 역시 수술 중 감염방지를 목적으로 한 고도의 무균환경으로 공간을 설계했습니다. 최적의 환경을 유지하기 위해 실내의 온도, 습도, 조도, 압력 기류의 분포와 속도 등을 일정 범위 내로 제어하는 FAN FILTERUNIT(F.F.U)방식으로 수술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환자를 위한 디자인에 세심한 배려가 필요할 것 같은데요. 골절이나 신경 손상 등 환자의 편의를 위해 마련된 별도의 공간이나 디자인이 있다면 소개 부탁드립니다.

 

물리치료센터의 공간을 상대적으로 넓게 잡고 벽을 없앴습니다. 특히 통유리 채광을 통하여 밝게 만들었습니다. 수술 후 많은 환자들이 물리치료센터에서 치료받는 것을 고려한 것입니다. 운동치료 및 작업치료는 같이 하면서 서로에게 동기 부여를 할 수 있도록 했고, 단순 물리치료는 독립적인 공간을 확보하여 편안한 상태를 유지하도록 했습니다.

 

또 병원 4층에 아름 공원을 조성했습니다. 이곳은 외출하기 어려운 원내 입원 환자들을 위해 마련된 녹지 속 휴게 쉼터로, 자연 속에서 편안한 휴식을 취할 수 있습니다. 또한 수술 후 팔과 다리 사용이 어려운 환자들이 불편함을 덜고 쾌적한 입원 생활을 위해 병동 인력이 직접 머리를 감겨주는 서비스도 시행하고 있습니다.

 

4층 아름공원

 

미래의 정형외과 혹은 관절·수지접합 전문병원이 갖추어야 할 시스템이나 설계에 있어 조언해주실 부분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먼저 대학병원 수준을 능가할 만큼의 세분화된 진료 시스템을 갖춰야 합니다. 자신만의 전문성을 갖추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여 실력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환경 조성에 우선순위를 두어야 합니다. 그렇게 된다면 자체가 병원의 시스템이자 경쟁력이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특히 앞으로는 급성재활이 정형외과 병원의 미래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정형외과의 가장 큰 원칙은 움직임에 있습니다. 견고한 고정과 빠른 운동은 정형외과 모든 부분에서 적용되는 단어입니다. 이제는 수술 뒤에 바로 진행할 수 있는 재활이 전문화가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래서 우리 병원도 급성재활에 신경을 쓰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예손병원의 올해 목표와 비전은 무엇인지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우리 병원의 원칙은 과를 만들고 의사를 모시지 않습니다. 의사가 생기면 과를 만듭니다. 아직 우리나라 의료는 시스템보다 중요한 것이 인력입니다. 소아정형외과를 만들고 싶다고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소아정형외과에 정말 잘하시는 의사를 만나야 만들어지는 것입니다. 올해 예손병원은 많은 의료진을 영입했습니다. 고관절 분야의 명의로 알려진 서울대병원 김희중 명예원장 및 다수의 우수한 의료진 합류와 증가하고 있는 고령 환자들의 안전한 진료를 위해 신경과도 신설했습니다. 앞으로도 정형외과 분야의 전문성을 위해 우수한 의료진을 영입해 정형외과 분야 분야만큼은 어떤 환자도 진료할 수 있는 최고의 병원이 되겠다는 것이 목표입니다.

 

 

인터뷰이. 김진호 대표원장 (예손병원)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