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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창환 병원장 / 염창환병원 [vol.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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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과적인 암 치료 프로그램과 기부 프로젝트로
완화의학의 미래를 선도하다.

 

염창환 병원장은 한국을 대표하는 호스피스 의사 국내 1호 완화의학 교수로, 수많은 방송과 책을 통해 암 환자들에게 위로와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이제는 ‘염창환’이라는 이름이 브랜드이자 경쟁력으로 통한다. 5년 동안 가정방문을 통해 돌봐온 난소암 환자에게 받은 숙제를 실천하고자 완화의학 의사가 되기로 결심한 그는 “환자와 함께해주는 의사”, “비타민C를 공부하는 의사”가 되어 달라는 환자의 말을 하나의 사명감으로 받아들이고, 리오단 클리닉을 찾아가 비타민C 치료를 공부 후 돌아와 대한비타민연구회까지 설립했다.

 

염창환 병원장 (염창환병원)

 

염창환 병원장님은 국내 최초 완화의학 교수로, 완화의학이란 정확히 무엇인지 소개 부탁드립니다.

 

완화의학은 암 환자분들에게 싸울 힘을 길러주는 것입니다. 크게 3가지 분야를 말하는데, 첫째, 지지적 종양학(Supportive Oncology)으로 항암치료를 받을 때, 부작용을 최대한 줄이고 면역력을 높여 잘 치료받게 해주는 것입니다. 둘째는 예방적 종양학(Preventive Oncology)으로 암이 완치된 이후에 재발이나 전이를 막아주는 치료입니다. 셋째는 호스피스(Hospice)로, 암 치료에 실패한 환자를 임종할 때까지 관리해주는 것입니다. 그래서 ‘완화의학 의사는 암 환자의 주치의이자 함께해주는 의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염창환병원은 국내에서도 손꼽히는 치료 장비와 치료 체계를 갖추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치료법에 대해 간단히 설명해주세요.

 

저는 암 환자들에게서 암 치료만큼 부작용을 감소시키고 치료 효과를 올리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과 방사선 후유증 및 림프부종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고주파온열암치료와 고압산소치료, 비타민요법, 면역치료를 미국과 독일 등지에서 배워 나름의 암 치료 프로그램을 완성했습니다. 현재 이러한 암 케어 프로그램은 환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탁월한 효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우리 병원은 환자와 가족이 잘 버틸 수 있도록 의료진이 열심히 도와드립니다. 치료 약도 중요하지만 결국은 가족, 의료진의 역할이 가장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함께해주는 의사’가 가장 좋은 치료라고 생각합니다.

 

 

암 환자들을 위한 병원장님의 끊임없는 열정과 헌신이 지금 이 자리까지 오게 한 원동력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병원장님이 추구하는 헬스케어의 가치와 비전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제가 제일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쿠스마울의 법칙’입니다. 이는 “침상의 결과가 과학의 결과보다 중요하다.”는 말입니다. 제 치료나 모든 과정은 환자의 이야기에서 나온 것입니다. 환자들이 해준 이야기에서 우리가 답을 찾아가는 것이죠. 현재 우리 병원 직원들 역시 그런 생각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어차피 의료는 환자와 함께 성장합니다. 주인공이 없는데 조연들만 열심히 뛰어봤자 아무 의미가 없는 것이죠. 병원의 주인공은 환자들입니다. 병원은 그저 이분들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찾는 곳입니다.

 

 

병원장님께서는 벤처기업을 통해 신약을 개발 중이라고 하셨는데, 좀 더 구체적으로 소개해주세요.

 

저는 ‘비타민엔젤스’라는 사회적기업과 ‘라플레’라는 벤처기업을 만들었습니다. ‘비타민엔젤스’는 비타민 하나를 팔면 하나를 기부하는 것으로, 우리나라 소외계층뿐만 아니라 전 세계 곳곳에 비타민을 기부하고 있습니다. 이후 ‘라플레’를 통해 신약뿐 아니라, 진단키트, 비타민을 개발하고 있으며, 그 수익금의 일부를 ‘비글구조네트워크’에 유기견 치료비로 후원하고 있습니다.

 

 

암 환자 치료를 위한 병원은 디자인 면에서 좀 남다를 것 같습니다. 특별히 신경 써서 진행한 디자인이 있다면 말씀해 주세요.

 

로비를 포함한 서비스 공간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병원이 교대에 있을 때, 네 개 층을 쓰고 병실이 38 베드였습니다. 그런데 여기 송파로 이전하면서 공간이 두 배 정도 넓어졌지만, 오히려 베드는 30 베드로 줄였습니다. 결국은 환자 서비스를 위한 공간이 더 넓어진 셈이죠.

 

병원 로비에는 큰 그림이 한 점 있습니다. 다른 병원에서는 그 자리에 TV를 설치합니다. TV에서 병원 광고를 볼 수 있도록 해놓는 것이죠. 그럴 경우 마케팅 효과가 있지만, 우리 병원은 유명한 이왈종 화백의 그림을 걸고, 또 밖에는 유용호 작가의 Greeting man을 설치했습니다. 저는 이러한 작품이 환자에게 조금이나마 위안과 안식이 되길 바라고 있습니다.

 

우리 병원의 가장 큰 장점은 주사실입니다. 2층 주사실이 다 1인실로 되어있습니다. 다른 병원들은 돈을 벌 수 있는 곳에 투자합니다. 중요한 것은 환자가 빠져있습니다. 우리 병원은 환자의 안정과 편의를 위해 주사실을 전부 1인실로 바꾸었습니다.

 

더욱이 야외 정원과 맞닿아 있는 5층 식당은 다른 호텔 레스토랑 못지않습니다, 레드 컬러의 붙박이 체어 위에 설치된 라운드 목재 루버가 전체 디자인을 주도하고, 곳곳에 놓인 초록의 식물들로 활기를 불어넣었습니다. 암 환자들은 밥 한 끼가 굉장히 중요합니다. 우리 병원 식당은 우리나라 어디에서도 따라잡기 힘들 정도로 최고라고 자부합니다. 특히 조리사를 비롯해 식당에서 일하는 팀들이 굉장한 자부심을 갖고 있습니다.

 

 

병원을 이전하면서 설계 부분은 병원장님께서 참여하지 않고 직원들에게 맡기셨다고 들었습니다. 더욱이 병원 설계를 위해 미국 메이요 클리닉(Mayo Clinic)으로 견학을 보내기까지 하셨습니다.

 

저는 직원들에게 다 맡기고 1년 동안 아예 보지 않았습니다. 믿고 맡긴 것이죠. 사실 원장이 관여하지 않으면 잘 됩니다(웃음). 특히 견학만큼 중요한 게 없다고 생각하여, 2019년도 미국 메이요 클리닉(Mayo Clinic)에 직원들을 보냈습니다. 의사, 원무팀, 홍보팀, 영양팀 각 1명씩 직접 가서 체험하고 온 이후 환자를 위한 병원을 구상하게 됐습니다. 진료실 앞에 있는 번호도 메이요 클리닉에서 배우고 온 것입니다. 메이요 클리닉뿐만 아니라 존스 홉킨스 병원, 메릴랜드대 병원,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대학병원, 하버드대학병원, 매사추세츠 종합병원 등도 다녀왔습니다. 아직 부족한 게 많아 5년 후에 다시 리모델링할 계획입니다. 그때는 좀 더 놓친 부분을 파악해서 구현해놓을 생각입니다.

 

 

그만큼 직원들을 위한 배려가 느껴집니다. 직원들을 위해 특별히 신경 쓴 부분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우선 우리 병원 직원들의 주 근무 일수는 4.5일입니다. 오프가 24개나 생기다 보니 다들 파격적이라고 말합니다. 다른 병원 병원장님들이 의아해할 정도이니까요. 직원들이 좋아하는 것은 바리스타가 내려주는 공짜 커피로, 바리스타 역시 우리 병원 직원입니다. 공간에서는 병동이나 외래 곳곳에 간호사들이 쓸 수 있는 화장실을 만들었습니다. 환자들과 사용하면 불편한 점이 많아 곳곳에 직원 화장실을 둔 것이죠. 이 부분도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됩니다.

 

 

마지막으로 염창환병원의 목표와 비전은 무엇인지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저의 최대 관심사는 환자와 직원들 모두 행복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데 있습니다. 이를 위해 앞서가는 사람이 끌어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병원의 방사선사들은 다 외국 학회에 가서 교육받고 왔는데, 이후 치료 결과가 눈에 띄게 달라졌습니다. 결국은 투자입니다. 직원들이 가장 좋았다고 말하는 미국 메이요 클리닉(Mayo Clinic)도 보면 결국엔 사람에게 투자한 것입니다.

 

병원을 경영하다 보면 ‘이걸 좀 더 할까?’, ‘저걸 좀 더 할까?’ 하는 욕심이 들기 마련입니다. 그러다 결국 비대해집니다. 핵심을 잃어버리게 되죠. 조직은 비대해지는데 실제 하려고 했던 것들이 약해지게 됩니다. 우리 병원도 이렇게 커졌을 때, 병실을 늘리든지 다른 무언가를 더 계획할 수 있었을 텐데 하지 않고 오히려 더 줄였던 것은, 내실을 강화하기 위해서였습니다. 현재 우리가 원하는 것은 완화 병원입니다. 그래서 이 정도로 만족하고, 더 많은 환자를 볼 생각은 없습니다. 이것이 병원이 잘 유지되는 비결이라고 생각합니다.

 

 

인터뷰이. 염창환 병원장 (염창환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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