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이주송 병원장, 임성현 이사장 / 울산병원 [vol.23]

본문

‘인화와 활인’의 고귀한 이념의 가치가
오늘에서야 빛을 발하다!

 

울산병원은 지금이 전성기다. 1995년부터 현재 2022년을 맞이하기까지 울산병원은 잘 될 때나 힘들 때나 ‘꾸준함’이 버팀목이 되어 그 명맥을 이어오고 있다. 여기서 말하는 ‘꾸준함’은 울산지역이 지나온 세월의 더께를 함께 해오고, 어려움 가운데서도 변치 않는 믿음으로 굳건히 버텨온 울산병원의 향취가 아닐까 한다. 지역을 품고 사람을 살린 울산 병원의 온기는 설립이념인 ‘인화와 활인’에 담겨있다. 그리고 울산병원이 오늘에 있기까지 ‘인화와 활인’을 ‘꾸준함’으로 지켜온 데는 이주송 병원장과 임성현 이사장의 헌신적인 노력이 있다.

 

이주송 병원장 (울산병원)

 

울산병원의 설립 취지와 목적에 대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이주송 병원장 : 울산병원은 1995년에 울산에서 처음으로 생긴 종합병원이며, 설립이념이자 목적은 인화, 활인(서로 도와 사람을 살린다)입니다. ‘서로 돕는다’는 말의 속뜻은 병원 구성원의 합심인 동시에 세부적으로는 진료과 간의 협력진료, 협진을 중시한다는 의미입니다. 울산병원은 오랫동안 세부분과를 많이 갖춰오고 있고, 현재도 진료과간 협진, 수술 및 시술 전 안전을 위한 협진이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습니다. 활인이라는 말은 ‘사람을 살린다’는 것인데 중증 환자를 치료한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설립 당시 중증 환자를 케어할 수 있는 여건이 울산지역은 많이 부족했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그 역할에 보탬이 되고자 했던 것이 개원목적 중 하나였고 지금도 그 역할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울산병원이 그동안 일궈온 대표적인 성과와 업적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이주송 병원장 : 우리 병원은 울산지역에서 내과 분야만큼은 최고라고 자부합니다. 현재 심장, 소화기, 내분비, 신장 등의 과들이 굉장히 활성화되어 있습니다. 또한 정형외과, 신경외과, 신경과 등도 체계를 갖추고 있으며, 특히 노인들을 위한 진료 시스템 역시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습니다.

 

그중 대표적으로 심혈관 분야가 특화되어 있습니다. 안지오(심혈관조영술)를 이용한 중재시술은 울산지역에서 가장 먼저 특화시킨 데다가 심혈관 시술 관련된 케이스 역시 울산지역에서 제일 많습니다. 또한 대학병원 및 전문병원을 제외한 전국의 민간·중소 병원 중에서 가장 먼저 개흉 심장 수술을 시행한 만큼 내과 분야만큼은 최고라고 자부하며, 현재 수술은 4만5천에서 5만 건 정도로 좋은 성과를 내고 있습니다.  코로나19 시기에는 감염에 관련된 음압격리병동 2개를 오픈하였으며, 시의 요청으로 대면 재택치료센터까지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밖에 지역 최초로 후유증 클리닉도 개설해 운영하고 있습니다.

 

 

환자 중심 치료와 진료에 있어 울산병원은 어떠한 시스템과 전략을 내세우고 있는지 설명해 주세요.

 

이주송 병원장 : 우리 병원은 진단과 치료 과정이 신속하게 진행되는 환자 중심 병원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MRI, CT 같은 경우 하루 내에 판독하고 결과를 알려드리는 시스템을 만들었습니다. 이를 위해 관리 체계 시스템을 따로 만들고, 필요 없는 절차들을 줄이는 일을 시행했습니다. 병원 규모에 비해 외래 환자가 많은 만큼 여기서 생길 수 있는 문제들을 계속 점검하고, 대기시간 및 병목이 일어나는 단계를 더욱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또한 진료 예약 후 환자들이 병원을 방문한 순간부터 나가는 과정까지 환자경험 관리를 위한 MOT(moment of trust) 분석으로, 불필요한 시간을 줄이고 혹 불편할 만한 상황들을 꾸준히 점검하고 있습니다.

 

 

이사장님께서 울산병원에 취임하신 이후 울산병원의 가장 큰 변화를 주신 부분이 있다면 무엇인지, 또 어떠한 만족스러운 결과가 있었는지 궁금합니다.

 

임성현 이사장 : 울산병원 상임이사로 들어온 2009년부터 지금까지 진료부서와 계속 대화하면서 일관성 있게 시도하는 것은 ‘지향하는 방향을 조금 달리 가져보자’는 것입니다. 저는 의료진분들에게 ‘환자를 OO명 정도 많이 유치해 돈을 많이 벌고 수술도 많이 하자’라기보다는, ‘병원에 한 번 찾아오신 환자들은 꼭 우리병원에 다시 찾아오게 해달라’고 말하고 있으며, 병원 시스템 역시 거기에 맞춰 진행하고 있습니다. 다른 하나는 병원 증개축입니다. 병원 증개축을 위해 꾸린 TF팀은 10년간 국내 대부분의 병원들을 찾아가서 견학하고 어떤 방향으로 어떻게 만드는 것이 좋을지 계속 고민했습니다. 특히 근 15년 만에 크게 변화한 만큼, 이것이 병원 모습뿐만 아니라 내부적으로도 크게 변할 기회라고 생각해 직원 설문조사를 진행하고 새로운 비전과 핵심 가치를 정했습니다. 우리의 비전은 ‘전문화를 지속해 나가는 지역 대표병원’으로, ‘전문병원 수준의 특성화 센터들이 협진을 중심으로 한 몸처럼 같이 움직이는 병원’, ‘가장 응급한 환자와 함께하는 병원’, ‘환자의 행복과 직원의 행복이 같이 커가는 병원’입니다.

 

 

울산병원은 2022년 건물 통합 증개축 리모델링 준공식을 열었습니다. 어떤 컨셉으로 디자인되었는지 소개해주세요.

 

임성현 이사장 : 저는 병원다운 공간이 무엇인지, 또 우리나라 지역사회가 갖고 있는 병원 공간의 인식에 대해 깊이 생각해 왔습니다. 그래서 이를 종합적으로 반영하여 세련된 병원 공간을 조성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저게 병원이야?’ 하는 이질감이 들지 않게, 그러면서도 가능하면 환자가 움직이는 동선을 그대로 따라가 보는 등 일일이 시뮬레이션 하면서 진행했습니다. 주요 공간 및 외관의 경우는 유행에 최대한 흔들리지 않는 컨셉을 갖추고 있습니다. 자재 하나까지 세심한 노력을 기울였으며, 내부는 대리석으로 마감하여 고급스러운 변화를 주었습니다.

 

 

다른 병원과 비교했을 때, 차별화된 공간이나 디자인 포인트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임성현 이사장 : 첫째로, 동선입니다. 원래 있던 두 개의 건물을 연결해 중앙 통합로비를 두었는데 덕분에 병원 규모가 굉장히 커졌습니다. 사실 우리 병원은 증개축 전에도 진료를 본 후 각종 검사실이 바로 옆에 있어서 환자 입장에서는 길지 않은 동선에 익숙해져 있었습니다. 우리가 생각해도 환자 입장에서 아주 편한 동선이었기에 그런 장점들을 최대한 반영했습니다. 먼저 X-ray를 추가로 비치하고 채혈실 위치 조정 및 원무 창구 신설 등 공간이 커진 와중에도 기존의 장점을 살리기 위해 한 곳에서 환자들이 빠르게 검사를 받을 수 있도록 했습니다.

 

두 번째로, 환자의 프라이버시입니다. 전용 엘리베이터를 따로 설치하고, 각 검사실마다 베드 전용 출입구를 따로 만들었습니다. 더구나 ‘시크릿 도어’를 진료실 곳곳에 배치한 것도 이 같은 해석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이는 다른 환자와 겹치지 않게 하기 위한 배려를 담은 것입니다.

 

세 번째로, 자연채광입니다. 공간 한 면에 창을 설치해 외부의 자연환경을 바라볼 수 있도록 개방감을 주었습니다. 중앙로비는 물론이고, 각 층에도 바깥의 빛이 들어올 수 있는 면을 적어도 하나씩 만들었습니다. 환자들이 병원에 온 것도 힘든데 공간 역시 답답하다면 우울할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어디서든지 외부를 바라볼 수 있도록 큰 창을 냈고, 환자들도 상당히 만족해하고 있습니다.

 

이 밖에 우리병원만의 특이점이 있는데, 대학병원이 아닌데도 자체 연구윤리위원회(IRB)가 있어 연구 및 논문이 가능하다는 점입니다. 현재 울산과학기술원(UNIST)과 협력하고 있는 유전체(게놈) 관련 연구 등이 몇 가지 있는데 이 역시 학술적 활동을 원하는 의료진을 위한 시스템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환자들이 가장 만족스러워하는 서비스 공간이나 디자인은 어디인가요?

 

임성현 이사장 : 별관 5층에 마련된 중앙통로 브릿지 공간입니다. 이곳은 천정에 수많은 매립등을 설치하여 밤이 되면 마치 별이 쏟아지듯 멋진 장관을 연출합니다. 그 양옆의 창으로는 외부 빛이 유입되고, 창가에 설치된 구조물들은 버팀목이 되어 하나의 조형물처럼 웅장한 멋을 자랑합니다. 환자들은 이곳에 앉아 볕을 쬐고 휴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또한 로비 한쪽에는 잔디 공간을 마련해 환자와 보호자들이 편안한 분위기에서 만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의료진과 직원들을 위해 특별히 신경 쓴 부분 역시 말씀 부탁드립니다.

 

임성현 이사장 : 증개축 전에는 직원들과 환자들이 같이 쓰는 공용화장실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증개축하면서 직원 전용 화장실들을 부서별로 따로 만들었습니다. 직원들의 편안한 동선을 고려해서 만든 화장실로 직원들이 상당히 좋아합니다. 또한 외래진료실의 가구들은 기성품이 아니라 환자가 들어와서 진료 볼 경우를 가정해 전부 목업(mockup)을 해서 그에 맞게 디자인했습니다.

 

 

환자 중심 병원으로 거듭나기 위해 울산병원과 같은 종합병원이 앞으로 어떻게 변화되어야 한다고 생각하시는지요.

 

임성현 이사장 : 먼 미래에는 병상 수가 확 줄어들 것으로 생각합니다. 기술 발달에 따라 비대면 진료가 아마도 상당 부분 역할을 할 것이고, 중증도가 지금보다 높은 환자들 위주로만 병상이 운영되리라고 생각합니다. 향후엔 병원의 병실 전체 면적이 줄어드는 대신 그 줄어든 병실에 입원한 중증 환자들 케어에 필요한 공간, 즉 준비 공간 및 설비·기기 공간이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생각됩니다. 또한 입원환자 개개인의 정신적 케어를 위한 공간들도 커지리라 봅니다.

 

 

마지막으로 울산병원의 목표와 비전에 대해 말씀 부탁드립니다.

 

임성현 이사장 : 올해는 병원이 그동안 크게 해왔던 사업들과 내부 활동들을 재정비하고, 과거에 세웠던 목표들을 완성하는 단계라고 생각합니다. 건물을 세우기 시작했을 때 다 같이 만들고 세운 비전은 지금도 유효합니다. 그를 주축 삼아 부단히 노력해 갈 것이고, 하드웨어적으로 또 소프트웨어적으로 단단해질 병원의 모습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고객평가는 직원 대상으로 1년에 2번, 환자 대상으로 1년에 2번, 그중 1번은 외부에 나가서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를 토대로 나오는 결과들이 참 만족스러울 때가 많습니다. 올해도 꾸준히 진행해서 환자들을 위한 최선의 길을 계속 모색해 나가겠습니다.

 

 

인터뷰이. 이주송 병원장, 임성현 이사장 (울산병원)

댓글 영역